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측에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마은혁 헌법재판소 후보자 임명 촉구 결의안에 대한 찬반토론 중,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이 "공산주의자"라는 발언을 한 데 대한 항의다./뉴스1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발의된 ‘마은혁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 촉구 결의안’이 2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결의안을 두고 진행된 토론 과정에서 나온 “공산주의자” 발언을 두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결의안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상태로 통과됐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31일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결의안을 의결해 본회의에 올렸다. 결의안에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마 후보자를 지체 없이 임명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본회의에서 진행된 결의안 찬반 토론에선 여야 모두에서 고성이 계속됐다. 민주당에서 강유정 의원이 찬성 토론자로 나서 발언을 하던 중, 자리에 앉아있던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공산주의자”라고 발언했다. 민주당에서 이에 강하게 항의하고 사과를 요구하면서 여야 의원들이 충돌했다. 사회를 맡은 이학영 부의장이 박충권 의원에게 “공산주의자”라는 말을 한 것이 맞는지, 했다면 왜 했는지 등을 설명하는 신상 발언을 요청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에 항의하며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이후 관련 발언에 나선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박충권 의원이 ‘공산주의자’라는 발언을 한 것은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고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는 중대 발언”이라며 “용납할 수 없는 문제이고 국회 차원에서 징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면서 상대당을 공산주의 전체주의 세력으로 모는 게 그들의 정치 선동술이었다”며 “그것이 12·3 내란의 실질적 모태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박충권 의원이 신상 발언 기회를 줬는데 그것마저 무시하고 나간 것은 국회 자체를 모독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어떤 생각으로 이 발언을 했는지 반드시 박 의원과 국민의힘 입장을 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공산주의자’ 발언을 직접 듣지는 못했다”면서도 “그 발언은 마은혁 후보자에 대한 발언이지 강유정 의원에 대한 발언이겠느냐”고 했다. 박 의원은 “모두가 알다시피 마 후보자는 과거 인민노련에서 활동한 것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수없이 문제가 됐다”며 “그런데 이 발언을 했다고 해서 특별히 문제가 되나, 어떤 사안에 대해서 본인이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표현하는 건 의사 표현의 자유”라고 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박 의원의 입장은 추후 나올 것”이라며 “지금 국회가 이런 싸움으로 뭘 보여주려 하나, 탄핵 심판이 선고되면 국민이 두 쪽으로 나뉘어 싸울 텐데 그렇게 되면 안 된다는 대국민 메시지를 내야지 어떻게 또 이렇게 싸우나”라고 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의 발언이 끝난 뒤 국회는 표결을 거쳐 마 후보자 임명 촉구 결의안을 찬성 184인, 반대 2인으로 통과시켰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거의 전부 퇴장하면서, 회의장에 남은 국민의힘 박 원내수석부대표와 최은석 의원만 반대에 투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