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이 최근 엘살바도르의 악명 높은 테러범 수용소(CECOT)를 방문해 촬영한 홍보 영상이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는 영상 속 놈 장관의 손목에서 포착된 시계였다. 일부 미 매체와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해당 시계가 약 6만달러(약 8800만원)에 달하는 ‘롤렉스 데이토나 골드’ 모델로 보인다고 주장하며 “인권 논란의 무대에서 사치품을 드러냈다”는 반응을 보였다.
영상은 지난 26일, 놈 장관이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엘살바도르 테콜루카에 있는 테러범 구금센터 내부를 순회하며 “미국에 불법 입국 후 범죄를 저지르면 이런 결과를 맞을 수 있다”고 말하는 장면으로 구성돼 있다. 놈 장관은 상의를 벗은 채 정렬한 수감자들을 배경으로 “미국에 불법으로 들어오면 여러분은 기소되고 추방된다. 이 시설은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도구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수감자들 중 상당수는 미국에서 추방된 베네수엘라인들로, 갱단 연루 혐의가 있는 인물들로 분류되었지만 구체적인 증거 없이 수감되었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정작 영상에서 대중의 시선을 끈 것은 놈 장관의 메시지가 아닌 그녀의 손목에서 반짝이는 시계였다. 해당 장면을 분석한 일부 온라인 매체는, 이 시계가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의 ‘옐로우 골드 데이토나’와 외관상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이 모델은 시계 거래 사이트에서 약 5만900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놈 장관의 홍보 영상이 공개된 이후 소셜미디어 X에는 비판과 조롱이 이어졌다. 불법 이민 단속을 강조하는 국토안보부 홍보 영상의 메시지 전달 방식이 너무 연극적으로 흘렀다는 것이다. 특히 온몸에 문신이 가득한 죄수들의 옷을 벗겨 모아놓은 억압적 장면과, 평소에도 화려한 차림으로 ‘ICE(이민세관단속국) 바비 인형’으로 불리는 놈 장관의 고급 시계 조합이 수감자 인권 및 사치 논란 같은 역효과를 낳았다는 지적이다.
X에는 “죄수들의 옷을 벗기고 무표정으로 줄 세워 영상을 찍는 게 진짜 홍보냐” “가난한 나라 감옥 앞에서 위협 퍼포먼스를 하며 금 롤렉스를 차다니 아이러니하다” “정부 급여로 5~6만달러짜리 시계를 어떻게 샀나” 같은 반응들이 나왔다. 놈 장관이나 국토안보부는 해당 시계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미 사우스다코타 주지사 출신의 놈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불법 이민자 단속을 주 업무로 하는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취임했다. 이후 그녀는 화려하고 다양한 복장으로 언론의 사진 촬영을 즐기는 듯한 모습으로 일각에서 ‘코스프레 크리스티’ ‘ICE 바비’ 같은 별명을 얻었다.
실제 놈 장관은 이민세관단속국의 불법 이민자 급습 현장에 동행하며 ‘풀 메이크업’을 한 채 방탄 조끼를 입고 나타나거나, 카우보이 모자를 쓴 채 텍사스의 멕시코 국경 주변을 말을 타고 순찰하는 등 언론의 주목을 받아왔다. 트럼프 비판자들은 “지나치게 화려한 그녀의 의상이 직무 수행을 하기에는 부적절해 비현실적 TV쇼 같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