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해외 주식형 펀드의 배당금 과세 방식이 바뀌면서 투자자 사이에서 ‘작년보다 배당금이 줄었다’라는 얘기가 나온다. 해외주식형ETF 주에서 운용 규모(8조원)가 가장 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S&P500′ ETF’는 4일 분기 배당금으로 45원을 지급했다. 바로 직전 지급일 배당금(65원)과 비교하면 31% 줄었다. 작년 한 해 분배금이 적게는 55원에서 많게는 70원이었는데 뚝 떨어진 것이다.

급기야 ISA, IRP 등 절세계좌가 ‘무용지물 됐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달라진 해외 주식형 펀드의 배당금 과세 방식에 대해 김정란 피우스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재테크숟가락을 통해 자세히 들려줬다. 과세 방식이 대체 어떻게 변했다는 것인지, 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등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다.

이번에 바뀐 과세 방식은 ‘국내 상장 해외주식형 ETF’에 해당한다. 주로 해외주식에 투자해 매매차익과 배당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경우 배당금에 대해 세금 15%를 내야 한다. 배당금의 경우 원래 국세청에서 해외에서 떼간 세금만큼 환급해 투자자 계좌로 넣어줬다. 해외에서 세금을 징수해가지만, 우리 국세청에서 세전으로 다시 돌려줬던 셈이다. 대신 투자자가 펀드를 매도할 때 국내 세율(15.4%, 지방소득세 포함)에 맞춰 세금을 냈다.

국내상장 해외주식형ETF에 투자해 받은 배당금의 과세 체계 전후 비교. /재테크숟가락 캡처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ISA나 연금계좌 같은 절세 계좌에서 해외주식형 ETF를 투자할 때다. 원래 절세계좌에서 해외주식형 ETF를 투자하면, 배당소득에 대해 연금소득세(3~5%)만 내면 됐다. 배당금을 받았을 때 바로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가 연금을 개시했을 때 낮은 세율의 세금을 냈던 것이다. ISA 계좌에선 200만원을 넘어가는 배당소득의 9%를 냈다. 그런데 올해부터 국세청이 환급하지 않고 미국에서 배당소득세를 원천징수하고, 국내 원천징수 세율과의 차액을 추가 징수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는 투자자 사이에서 ‘이중과세 논란’을 일으켰다. 김 대표는 “해외주식형 ETF를 매수했을 때 받는 분배금에 대해 원천징수 되고, 연금을 수령할 때 연금 소득세를 내야 해 이중과세 논란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ISA 계좌를 예로 들었다. 김 대표는 “해외주식형 ETF에 투자해 배당금을 100원 받았을 때, 이전에는 ISA 계좌를 해지하면서 배당금에 대해 세금을 9%만 냈다. 그러나 이제는 애초 계좌에 15%를 원천정수해 85원만 들어오고, 추후 85원의 9%인 7.65원을 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했다. ISA 계좌는 과세대상 소득 중 200만원(서민형은 400만원)까지는 비과세이며, 이를 초과하는 배당소득에는 9% 분리과세 적용한다.

논란이 일자 정부에선 해외 현지에서 떼어간 금액 만큼 포인트를 적립하는 대책을 내놨다. 국내에서 세금을 내야 하는 시점에 포인트만큼 세액공제를 해주겠단 뜻이다.

이때 고려해야 하는 경우의 수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해외주식형 ETF에 투자해서 받은 배당금 100원, 국내주식형 ETF에 투자해 받은 배당금 100원이 있다고 해보자. ISA 계좌 내에서 배당소득이 200만원 넘었다고 가정한다. 김 대표는 “15원을 원천징수하고 85원이 계좌에 입금된다. 이때 포인트(크레딧)로 14원이 적립된다. 추후 ISA 계좌가 만기되면 배당금 200원에 대한 9% 배당소득세로 18원이 계산된다. 다만 포인트 14원이 있으니, 추가 세금은 4원(18원-14원)”이라고 했다.

그래픽=박상훈

포인트가 14%인 이유는 국가마다 조세 조약에 따라 배당소득 과세율이 모두 달라 일괄 적용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현재 세율은 중국이 10%, 미국이 15% 등인데, 투자자들이 미국 상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서 14%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해외에서 받은 배당금만 100원이 있는 경우는 어떨까. ISA 계좌 내에서 배당소득이 200만원 넘었다고 가정한다. 김 대표는 “15원을 원천징수하고 85원이 계좌에 입금되면서 포인트로 14원이 적립되는 것까진 같다. 추후 ISA 계좌가 만기되면 배당소득세로 9원이 나오는데 여기에 포인트 14원(9원-14원)을 제하면 5원이 남지만, 이 5원을 돌려주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아직 논의해야 할 사항이 남아 있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김 대표는 “ISA는 상반기에 세부 지침을 확정하고 7월 시행을 목표로 하지만, 연금계좌는 법 개정이 필요해서 시간이 좀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김정란 대표의 재테크숟가락을 영상으로 보시려면 다음 링크를 복사해서 접속해보세요. https://youtu.be/WzDbxSIVXu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