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 행정부의 ‘상호 관세’ 발표를 코앞에 둔 국제사회는 저마다 대응 마련에 고심 중이다. 유럽연합(EU), 캐나다 등이 보복 관세 카드를 내세우며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는 반면, 일본·한국 등은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는 중이다. 멕시코는 최대한 ‘예외’를 설득해 낸다는 입장이다.
30일(현지 시각)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미국 관세 부과 예고 방침에 대해 “EU는 하나가 되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당초 EU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산 LNG 수입 확대’ 등의 당근을 제시하며 유화적 제스처를 취했지만, 미국이 이를 공개적으로 거절하자 강 대 강 모드에 돌입했다. 최근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응해,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와 버번 위스키, 리바이스 청바지 등 상징성이 큰 미국산 수입품 등을 겨냥한 보복 관세를 예고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보복 관세 경고를 받기도 했다.
캐나다와 중국은 추가 상호 관세를 경계하며 강경 발언 중이다. 중국은 지난 27일 중국중앙TV(CCTV)가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계정 ‘위위안탄톈’을 통해 “(상호 관세에) 중국은 반드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반미 감정’이 극에 달한 캐나다의 경우, 마크 카니 총리가 “경제 통합, 안보 군사 협력 등에 기반한 미국과의 관계가 끝났다”고 선언하며 보복 관세를 예고했다.
미국의 신경을 최대한 거스르지 않으려는 국가들도 있다. 멕시코의 경우 미국과 지속적으로 접촉하며 자동차 부품 등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끝까지 설득 중이다. 미국의 최고 우방을 자처해 온 일본 역시 공개적인 대응 발언을 자제하고 “(상호 관세) 일본 제외를 강하게 요구하고 끈질기게 대응해 나가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상호 관세 내용을 파악하고 이후 미국과 협상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골드만삭스는 추가 상호 관세가 부과될 경우 대미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 경제성장률은 최대 1.3%p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웬디 커틀러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 연구소의 부소장은 “아시아를 포함해 각국 정부는 트럼프에게 통할 만한 전략이 무엇인지 알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국은 경제는 물론 안보 측면에서도 대미 의존도가 큰 만큼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고 개별 협상을 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